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 31 2021.02.22 짐진 입 안에 젤리를 넣어주다가 손가락이 입술을 스쳤다. 눈으로 보기에도 도톰해 보이는 입술은 스치는 것뿐인데도 손가락에 몰랑함을 남겼다. 아, 미안해요. 지민이 사과하자 젤리를 막 먹...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 30 2021.02.14 짐진 닫혀있던 문을 열고 적막으로 휩싸인 작은 공간에 발을 들였다. 지민은 안으로 들어서면서 푹 눌러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손에 쥐었다. 불이 꺼져 어둠이 내린 공간에 엎드려 있는 등이...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 29 2021.01.10 짐진 몸을 옴짝달싹 하기도 어려울 만큼 작은 공간이었다. 무릎은 구부려 끌어안아도 무릎이 문에 닿았다. 팔은 뻗을 수 있었는데 옆에 빗자루와 대걸레가 들어 있어서 그나마도 여의치 않았다...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 28 2020.11.09 짐진 부스럭. 메시지를 보내면서 계단을 오르고 있던 석진이 아래에서 들리는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잠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액정을 내려다보고 있다가 흘깃 시선을 계단의 틈으로 돌려 아래...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 27 2020.10.25 짐진 바람이 살랑 뺨을 스치고 가서 돌아보면 그 자리에 마른 아침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햇살은 반짝이는 황금색이 아니라 회색빛이 약간 들어간 낡은 색이었다. 왜 낡았을까. 석진이 생...
당신이 만발한 날에 당신이 만발한 날에 04 2020.10.19 정진 희게 휘날리는 눈발 속에서도 무명으로 만든 상복을 입은 사람들은 흐트러짐이 없이 가지런했다. 황족, 대소 신료, 궁인들은 줄지어 제를 치렀고 곡을 했다. 온 나라가 상중이었다. 석...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 26 2020.10.13 짐진 지민이 석진을 달래 다시 재워놓고서 부엌에 나오니 남준이 식탁에 앉아있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지민의 뒤에 서있었는데 그새 나갔던 모양이었다. 남준에게 낯부끄러운 광경을 보인 것 같...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 25 2020.10.04 짐진 • Trigger warning : 폭력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조금만 눈을 돌려도 낯선 사람들이 가득가득 했다. 다큐멘터리 촬영할 때 있던 스텝들의 수의 두 배쯤은 돼 보였다....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 24 2020.09.27 짐진 빨간 불이 깜박깜박. 점멸하는 빨간불은 적응이 되지 않은 채로 늘 저만치에 있었다. 석진은 커다란 렌즈에 비치는 제 얼굴을 바라보다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이제는 제법...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 23 2020.09.20 짐진 오후 연습 전 석진은 남준의 작업실에 소환 당했다. 커피 한잔 마시자고 석진을 불러낸 남준은 정국이 알려준 일에 대해 입을 뗐다. “형이 경현이한테 비밀번호 알려줬어요?” 물은 남...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 22 2020.09.12 짐진 단체 연습은 진작 끝났지만 배울게 많은 석진의 연습은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호석이 작업 때문에 오늘은 먼저 자리를 비웠다. 호석은 작업하러 가면서 석진에게 이만 가서 쉬라고 했지...